춤 배우는 곳에서, 배운 적 없는 춤을 — 하이테크서울 한글날
요즘 들어 여러 테크노 페스티벌이 생겨나고 있고, 테크노 음악을 표방한 행사와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테크노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아무튼 그렇다. 기쁜 일이다. 아니, 기쁜 일일까? 어쩌면 이게 ‘테크노 꺼드럭’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어떤 문화가 그렇듯, 진실된 것이 좋다. 가짜가 아니라. 나는 그런 의미에서 매번 돌아오는 하이테크서울이 반가울 뿐이다.
한국에서 Jeff Mills, Derrick May, Nina Kraviz를 데려오고, Charlotte de Witte를 그 누가 답십리 나이트 돈텔마마에 올리나. 그 어떤 곳이 한국에서 Rødhåd에게 네 시간 롱셋을 틀게 만들고, 화려한(싼마이) 연출 없이 운영하나. 아무도 없다.
테크노를 표방하는 곳이 많아져도, 하이테크서울은 묵묵히 테크노 문화를 한국에 가져온다. 그리고 이들은 매번 우리에게 진정한 테크노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하이테크서울 로드하드 4시간 롱셋 때, 조명이 로드하드를 비추는 게 아니라 실루엣만 보이게 하고, 칠흑같이 어둡게 만들었던 스테이지로 들어설 때. 저절로 ‘와’ 소리가 나오던 그때가 잊히지 않는다. 왜 그렇게 스테이지를 세팅했을까? 테크노는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디제이가 주인공이 아니다. 플로어에 있는 당신이 주인공이다. made by you.
하이테크서울이 한글날, 더오페라로 디단과 함께 돌아온다. 춤을 배우는 곳에서, 배우지 않는 춤을.
이번 하이테크서울의 장소는 장안동 더오페라다. 평일에는 춤을 배우고, 주말에는 댄스파티가 열리는 곳. 지난 3월 제니아 무도장에 이어, 하이테크서울은 이번에도 사람들이 춤추러 찾아가는 공간을 골랐다. 한글날 저녁, 이곳에서 테크노 파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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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n은 올해 Stone Techno 페스티벌이 레이블 스테이지를 없애고 큐레이터 여섯 명에게 12시간씩 무대를 맡겼을 때 그 여섯 중 한 명이었다. 베를린 파티 Mala Junta의 레지던트고 베억하인에도 꾸준히 서는 아티스트이다. 이번 한글날, 서울에서 처음 트는 디단은 우리를 하나의 여정으로 이끌 것이다.
Mari Sakurai는 도쿄에서 오래 활동한 디제이다. 2020년부터는 동료들과 퀴어 레이브 SLICK을 열고 있다. 빠르고 힘 있는 테크노를 바탕으로 여러 장르를 오가고, 강한 비트 사이에 실험적인 앰비언트를 섞어 셋의 분위기를 바꾼다. 테크노를 중심에 두면서도 서로 다른 질감의 음악을 폭넓게 연결하는 플레이가 특징이다.
저번 하이테크서울에 왔던 사람이라면, 하도네(Hadone)의 라스트 셋을 분명 잊지 못했을 것. 하도네는 폭주하는 기관차 같은 사운드를 선보이는 DJ이자 프로듀서다. 90년대 테크노의 거친 에너지에 서정적인 멜로디를 더한다.


SI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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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AE와 E3는 B2B로 함께 튼다. SINAE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유연하면서도 거침없는 전개가 특징인 DJ. 폭넓은 사운드를 오가며 차분한 몰입감과 춤추게 하는 리듬을 함께 만든다.
E3는 신스 사운드와 강한 에너지를 살리는 DJ이자 프로듀서다. 서울의 하우스·테크노 플랫폼 텍스쳐스(txtrs.)의 멤버로, 밀도 높고 추진력 있는 셋을 들려준다.

HERV는 98년생 동갑내기 친구들, SHINYOUNG, SEOD, JAEHAN, YOUKNOWSONG으로 구성된 크루다. 서울 로컬 기반으로 하우스부터 테크노까지 폭넓은 음악을 소개해왔다. 귀가 즐거운 파티에는 항상 이들이 있었다.
행사는 10월 9일 금요일 밤 8시부터 장안동 더오페라(동대문구 장한로2길 36)에서 열린다. 밤 11시 반이 지나면 표가 있어도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 늦지 않게 미리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Text by고르바초프 가스파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