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우스뮤직seoulhousemusic

Harvey McKay를 기억하며

옆머리를 짧게 치고 윗머리를 뒤로 넘긴 사람이 굵은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린 채 카메라 바깥을 보고 있다. 턱과 뺨에는 짧은 수염이 자라 있고, 목 아래로 검은 상의의 깃이 보인다. 밝은 회색 벽을 배경으로 얼굴을 화면 가득 잡은 흑백 클로즈업이다.

테크노 씬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스코틀랜드의 프로듀서 하비 맥케이(Harvey McKay)가 지난 5월 21일 세상을 떠났다고 그가 오래 몸담았던 Drumcode가 알렸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비 맥케이는 차트에 오르거나 큰 페스티벌의 헤드라인을 잡는 그런 아티스트는 아니었다. 그래도 테크노를 조금 깊게 듣던 사람이라면, 아마 어디선가 한 번쯤은 그의 트랙을 들어봤을 것이다. Drumcode, Soma, Cocoon, Rekids… 2000년대 후반부터 그는 이런 레이블들을 조용히 오가며 꾸준히 곡을 냈던 인물이다.

「HARVEY MCKAY LOST DC120」 앨범 표지. 검은 바탕에 물감 얼룩과 콜라주로 흩어진 얼굴, 가운데 크게 뜬 눈
「harvey mckay nightwalker」 앨범 표지. 안개 낀 갈색 숲길 저편을 걸어가는 사람의 실루엣
「HARVEY MCKAY THE ILLUSION OF CONTROL DC124」 앨범 표지. 검은 바탕에 보라와 노랑 꽃, 덩굴과 깃털이 얽힌 그림
「COCOON DOTS AND PEARLS 2」 컴필레이션 표지. 초록 바탕에 검은 점이 격자로 빼곡히 찍혀 있다

Harvey McKay — Lost (Drum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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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은 어쩌면 한결같은 스타일을 고집했다고 볼 수 있겠다. 단단하고 어둡고, 묵직한 킥에 끝없이 이어지는 그루브함. 드랍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여정을 함께 떠나게 안내해주는 아티스트였다. 한때는 하루 열여덟 시간씩 스튜디오에만 붙어 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이 씬을 진짜로 받치고 있는 게 아닐까. 헤드라인 뒤에서, 조용히 자기가 믿는 사운드를 깊게 파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