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드 비테 내한 포스터, 1천만 원에 낙찰되다

샬롯 드 비테의 내한 공연 포스터가 경매에서 1천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 수익금은 전액 서울시립미술관 발전기금으로 기부된다.
이 포스터는 지난 4월 18일 답십리 돈텔마마에서 열린 ‘샬롯 드 비테 : 하이테크서울’ 공연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이테크서울(@hightechseoul)은 2018년 시작한 테크노 이벤트 브랜드로, 그동안 Jeff Mills, Nina Kraviz, Amelie Lens 같은 아티스트를 서울에 세웠다. 포스터 디자인은 2007년부터 한국 파티 씬에서 그래픽 작업을 해온 DHL(이덕형, @madeindhl)이 맡았다.
이 포스터에는 하이테크서울만을 위해 새로 만든 전용 서체가 쓰였다.
글자에 곡선이 하나도 없다. 보통의 서체가 둥글게 처리하는 자리를, 날카로운 모서리와 직선으로만 채웠다. 테크노의 그 직선적이고 기교가 없는 느낌을 글자에 그대로 옮긴 것. 날짜는 가장자리를 따라 세로로 흐르는데, 온 카와라(On Kawara)의 ‘Today’ 연작에서 가져온 방식이다.

이 작품은 10점의 아티스트 프루프(AP)로 제작됐고, 경매에 나온 한 점에는 샬롯 드 비테와 DHL 두 사람의 친필 서명이 담겼다.


아티스트 프루프에 서명하는 샬롯 드 비테와, 인쇄된 포스터들
파티 포스터는 행사가 끝나면 대개 사라진다.
이 포스터는 달랐다. 해외에서는 오래된 레이브 홍보물이나 클럽 포스터를 수집하고 전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 한 장에 한 시대의 음악과 디자인이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아직 그런 토대가 거의 없다. 파티 문화를 낮게 보는 시선도 한몫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룻밤의 테크노 파티를 위해 만든 포스터 한 장이 미술 작품으로 인정받았고, 그 수익은 미술관으로 돌아갔다. 테크노의 문화 자산이 제도권 미술까지 연결된 한국의 기념비적인 사례다.
Text by고르바초프 가스파초
디자인 DHL · 사진 Sun Woo · 주최 KATE FAR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