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클럽은 F였다

처음 간 클럽은 F였다. 나는 테크노가 궁금했고, 클럽이 궁금했다. 그래서 가장 유명하다고 주워들은 F를 혼자 갔다. 같이 갈 사람도 없었고,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혼자 가고 싶었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다. 제일 사람이 많은 때가 언제인지도 몰랐고, 늦게까지 있으면 피곤하니까 그랬다. 가니까 아무도 없었다. 생각보다 그냥 평범한 외국 바 같았고, 어둡고, 시원했다. 소리는 너무 컸고, 조명은 너무 어두웠다. 부스 위엔 디제이 한 명. 오픈 타임을 뛰는 레지던트였다. 앞에 아무도 없는데 진지하게 틀고 있었다. 사람 없는 부스 앞, 그 어색한 공간.. (아직도 이건 익숙지 않다)
그런데 그날이 기억에 남는 건 그 눈빛 때문이다. 눈빛이 어쨌네 하면 꼰대 같아 싫은데, 결국 이거인 것 같다. (인상을 적으면 특정될 테니 적진 않겠다) 디제이는 고개를 올려 허공을 보는데, 딱히 그곳을 바라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뭔가를 뚫어져라 보던 눈. 귀는 꽝꽝 울리고, 눈에 들어오는 건 얼마 없고, 조금 높은 곳에 있어 올려다봐야 했던 그 사람. 아직도 그 모습은 선명하게 남아있다.
한 삼십 분쯤 지났나 싶다. 그 어둡고 시끄러운 게 어느 순간 아늑해지더라. 아무도 나한테 뭐 하는 사람이냐 안 물었고, 나도 아무한테 관심이 없었다. 혼자 있기 좋았다. 부스 위에서 혼자 틀던 사람처럼.
그게 다였다. 무슨 사건이 있던 것도, 대단한 깨달음이 있던 것도 아니다. 근데 그 뒤로 지금까지 테크노 클럽에 간다. 여전히 어둡고, 여전히 시끄럽고, 대체로 혼자 간다.
클럽 왜 가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대개 놀러 간다고 한다. 나는 놀러 가는 건진 잘 모르겠다. 딱히 누구랑 어울리러 가는 것도 아니고, 취하려고 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어둠 속에 한참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온다. 좋아한다고 굳이 말하고 다니지도 않는다. 테크노 클럽 다닌다고 하면 설명이 길어지고, 대부분 내가 생각하는 거랑 다른 걸 떠올린다. 그래서 그냥 티를 안 내는 게 덜 피곤한 일이다.
지금도 나는 그 오픈 시간을 좋아한다. 사람이 몰리기 전, 플로어가 비어 있고 소리만 큰 그 어정쩡한 때. 남들이 제일 좋다고 하는 새벽 두세 시쯤엔 대체로 나는 이미 나와 있다. 아, 사실 요즘은 좀 게을러져서 1, 2시에 오곤 한다.
그런데 이제 그런 첫날은 없다. 어딜 새로 가도 처음 갔던 그때만큼 낯설진 않다. 어쩌면 그래서 자꾸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파리의 어느 클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