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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억하인에서 밤을 샌 350명을 찍었다 <Berlin Night After Glow>

연한 청회색 배경 앞에 선 인물이 한쪽 팔을 들어 머리 뒤로 넘긴 채 정면을 본다. 젖은 듯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고, 코에는 링, 귀에는 작은 후프 여러 개, 미간에는 점 모양 피어싱 두 개, 목에는 펜던트가 달린 가는 은색 체인이 걸려 있다. 은색 O링이 달린 끈으로 여민 검은 삼각 홀터톱에 검은 바지를 골반까지 내려 입었고, 가슴에는 가시덤불 같은 검은 문신이, 옆구리에서 배까지는 뱀의 골격과 방사형으로 갈라진 거미줄 같은 문신이 이어진다.

사진은 포토그래퍼 크리스 놀테쿨만이 베를린 클럽 씬을 담은 사진집 『Berlin Night After Glow』의 일부이다. 클럽 안에서 찍은 게 아니라, 클럽에서 밤을 새고 나온 사람들을 찍은 사진들이다.

흰 털 조끼에 하늘색 슬립 원피스를 입고 은색 클러치를 든 사람. 일자 앞머리의 검은 머리하얗게 칠한 얼굴에 검은 입술, 끈이 여러 갈래로 늘어진 검은 옷과 가죽 팔찌. 허벅지에 하트 문신

번진 화장, 그대로인 페티시웨어, 몽롱하게 풀린 눈. 놀테쿨만이 담으려 한 건 플로어의 절정의 모습이 아니라, 몇 시간을 그 안에서 보내고 나온 감정의 모습이다.

온몸에 문신을 한 금발 장발의 사람이 속옷 차림에 두꺼운 부츠를 신고 쪼그려 앉아 카메라를 본다털 목도리를 두른 뒷모습. 등 전체에 「RIHANNA CONCERT INTERRUPTED BY A FOOTBALL GAME WEIRD BUT WHATEVER」 문신, 허리에 스터드 벨트
눈을 감고 두 손으로 볼을 감싼 채 웃는 곱슬머리의 얼굴 클로즈업흰 바탕에 붉은 물감을 칠한 광대 분장, 살이 비치는 망사 상의에 두 손을 허리에 얹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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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테쿨만은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 다니던 클럽들은 이제 대부분 없어졌다.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며, 이 문화가 또 한 번 바뀌기 전에 한 순간을 붙잡아두려 했다고 말한다.

얼굴과 상체를 문신이 뒤덮은 긴 곱슬머리의 사람. 가슴에 버클 달린 끈, 허리에 체인일자 앞머리 단발에 그물 상의를 입고 어깨에 검은 가방을 멘 사람이 스터드 벨트에 두 손을 얹고 서 있다

사진에는 베억하인, 킷캣, 트레조어 등 여러 클럽을 거친 이들의 얼굴이 담겼다. 작업은 무려 2년 남짓 이어졌고, 350여 명을 필름에 담았다. 그중 185컷이 책이 됐다. 사이사이 피사체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검은 두건과 찢긴 상의를 걷어 올리고 빨간 끈 속옷 차림으로 한 팔을 머리 위에 얹은 콧수염의 사람검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홀터 상의와 데님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람. 팔에 문신
짧게 민 머리에 손을 얹고 금니를 드러내며 웃는 사람. 반짝이는 무늬 셔츠에 반지가죽 캡에 「PIG」라고 박힌 목줄, 맨가슴에 가죽 멜빵과 반바지를 입은 사람. 가슴 가운데에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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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Night After Glow』는 208쪽, 컬러 185컷, 하드커버. Kehrer Verlag 웹사이트와 온라인 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베를린의 나잇이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궁금하다면, 한 권 들여봐도 좋겠다.

사진 Chris Noltekuhlmann 『Berlin Night After Glow』 (Kehrer Verlag) · texts by Cassidy George · design by Kevin Liebi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