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eal Germany 대표 Björn 인터뷰

오랫동안 ‘진짜 테크노’를 정의하는 것은 명확했다. 옆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둠, 엄격한 사진 촬영 금지 룰, 그리고 베억하인으로 대변되는 베를린의 고립주의. 어쩌면 테크노라는 문화는 일종의 종교와 비슷한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이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다.
이 중심에는 쾰른의 Unreal Germany(@unrealgermany)가 있다. 이들의 등장은 단순한 하드 테크노의 유행을 넘어, 테크노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청각적 ‘몰입’에서 시각적 ‘경험’으로 완전히 바꿔 놓았다.
Unreal의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언젠가 꼭 한 번은 저곳에 가보고 싶다’는 강렬한 동경을 품게 만든다. 압도적인 비주얼 프로덕션, 자체 에이전시를 통한 생태계 구축, 그리고 글로벌 팬덤을 움직이는 그들의 행보는, 테크노가 현대적인 비즈니스로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가장 독보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는 2월 14일, 하이테크서울(@hightechseoul)과의 협업을 위해 서울을 찾는 Unreal의 대표, Björn과 서울하우스뮤직이 이야기를 나눴다.
역사적으로 독일 테크노의 성지는 베억하인으로 대표되는 베를린이었습니다. 그들을 상징하는 것에는 ‘엄격한 통제’, ‘사진 촬영 금지’, ‘고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쾰른의 Unreal은 압도적인 비주얼 프로덕션, 소셜 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확산, 그리고 개방성을 Key로 삼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저에게 이것은 단순한 지역적 차이라기보다, 테크노 소비 세대의 교체에 따른 문화적 현상처럼 느껴집니다. 당신은 Unreal의 정체성을 지난 30년간 베를린 씬이 구축한 테크노 도그마에 대한 의도적인 반작용으로 정의하나요, 아니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씬의 변화로 바라보나요?
Unreal Germany 수많은 이벤트와 상징적인 단체들 덕분에, 저는 여전히 베를린을 세계 테크노의 수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그곳의 씬은 클럽의 표준이 무엇인지, 어떻게 파티를 즐겨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미학적인지를 정의해 왔습니다. 아마 롤모델이 되려는 의도는 없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많은 부분이 복제되고 모방되고 있죠.
반면 Unreal은 베를린의 산물도 아니고 베를린 사람들에 의해 구상된 것도 아니며, 그 지역의 파티 문화를 모방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Unreal은 쾰른의 클럽 및 음악 문화의 색채를 띠고 있으며, 가능한 한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무엇보다 숨 막힐 듯한 고도로 전문적인 프로덕션으로 감동을 주고자 하죠!
따라서 이는 적극적인 반대 운동이나 거부도 아니며, 그렇다고 진화를 대변하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사람들이 이제 쾰른을 다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50 BPM 이상의 하드 테크노와 슈란츠 사운드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Cloudy와 KUKO 같은 아티스트들이 그 선두에 서 있고요. 트렌드는 항상 돌고 돕니다. 지금의 폭발적인 흐름 이후, 씬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리더들의 생각이 궁금한데요, 지금 관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강렬한 사운드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 뜨거운 에너지가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 음악적으로 혹은 기획적으로 어떤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계신가요?
Unreal Germany 개인적으로 제가 항상 더 강하고 빠른 사운드를 선호해 왔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음악의 속도는 일반적인 소비 문화를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점점 더 빨라지고 더 오락적으로 변하고 있으니까요. Unreal은 이러한 인식에 발맞추어 설계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환상적인 레지던트 DJ들을 포함한 팀원 모두와의 끈끈한 관계는, 우리가 나이트라이프의 습관과 음악적 발전의 변화를 남들보다 앞서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요인 중 하나입니다.

Unreal의 비주얼 영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처럼 강렬합니다. 덕분에 전 세계 팬들이 Unreal의 현장 경험을 동경하게 되었죠. 디지털 바이럴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한편으로는 클럽 본연의 음악적인 몰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결국 모든 프로모터의 숙제일 것 같습니다. 화려한 비주얼과 소셜미디어는 Unreal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유입된 관객들이, 실제 현장에서는 촬영보다 음악과 춤 그 자체에 더 깊게 빠져들게 만들기 위해 어떤 장치나 고민들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Unreal Germany 우리의 콘텐츠와 애프터무비는 우리 세계에 대한 ‘첫인상(first glimpse)‘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잘 아시는 분들은 우리가 개별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커뮤니티의 일면뿐만 아니라, 프로덕션과 무대 디자인에 대한 배경 정보까지 다룬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또한 우리는 이 이벤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는지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게스트를 위한 촬영과 사진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굳이 관객들이 직접 왜곡되거나 흔들리는 영상을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휴대폰 카메라를 가려달라고 요청하여, 본인과 타인 모두가 그 순간과 음악, 그리고 그 밤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이테크서울’은 현재 한국 테크노 씬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과 에너지를 보유한 브랜드입니다. 특히, 지난 ‘하이테크추석’ 때 언리얼과 하이테크서울은 Klangkuenstler와 함께 무대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그날의 폭발적인 분위기는 저에게도 아직도 남아있는 생생한 기억입니다. 수많은 아시아 도시 중에서도 서울, 그리고 ‘하이테크서울’을 파트너로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Unreal Germany 우리는 아주 처음부터 우리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기획부터 실현 단계에 이르기까지 이벤트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공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에서 이어질 협업 또한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의 EDM 페스티벌 붐이 지나가고, 현재 그 자리를 하드 테크노가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제 테크노는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스타디움과 메인스트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차지하고 있죠. 씬이 거대해지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과거 EDM이 그랬듯 급격한 상업화는 장르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획일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테크노의 메인스트림화 현상을 기획자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이것이 일시적인 하입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씬이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보시나요?
Unreal Germany 앞서 음악적 속도와 문화 소비와 관련해 언급했듯이,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재미’와 ‘지루함’ 사이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특징을 가진 이 씬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은 엄청난 도전입니다.
물론 이는 DJ, 클럽, 페스티벌 등 이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참여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원칙적으로, 시대정신(Zeitgeist)에 대한 감각을 기르고 그에 맞춰 조정해 나가지 못하는 것은 그 무엇도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