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우스뮤직seoulhousemusic

로테르담 노동계급 청년들의 음악, 개버

개버(Gabber)는 1990년대 초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난 하드코어 테크노의 한 갈래다. 킥 드럼은 왜곡되고 과포화되어 있으며, 멜로디는 거의 없다. 음악 자체가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그건 의도된 것.

릴스 표지. 90년대 로테르담 개버 파티의 다큐멘터리 장면

빠르고 시끄럽기만 한 게 아니라, 당시 로테르담 노동계급 청년들의 삶과 딱 붙어 있던 음악이다. 실업률은 높고 불만은 쌓여 있던 때, 청년들은 개버 파티에서 그걸 풀었다. 레이브 파티에서 사람들은 빠짝 면도한 머리, 트레이닝복,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고 나타났다. 이게 아예 개버 하는 사람들의 차림이 됐다.

개버는 주류에서 벗어난 음악이었지만,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자체적인 씬을 형성했다. Thunderdome 같은 대형 이벤트에는 수만 명이 몰렸다. 영상 속 마지막 인물이 말하듯, 지금도 하드코어 씬은 죽지 않고 살아 있고, 젊은 세대는 이제 이 사운드를 업템포나 뉴스타일의 형태로 재해석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이만큼 자부심을 갖고 지키려 한 문화가 지금도 있을까. 요즘은 서로의 문화를 깎아내리거나, 멋있어 보이는 겉모습만 가져다 쓰는 일이 더 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