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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의뢰로 만들어진, 미래 세대를 위한 트랙 — Y2K92 ‘Bi-Elijah’

메인스트림과 언더그라운드를 통틀어, 지난 3년간 한국에서 발매되었던 곡 중 가장 과소평가된 트랙을 하나 고르라면 주저 없이 Bi-Elijah를 꼽겠다. 들끓는 정글 비트와 더불어 세기말 풍경이 떠오르는 샘플들, 깔끔하고 명료한 후렴의 팝 멜로디, 시적이고 철학적인 가사, 여리고도 단단한 지빈의 랩까지. 이 곡이 더욱 수작인 것은, 곡의 감상이 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빈의 눈빛과 스타일과 움직임의 아우라로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 이수정(온스테이지 기획위원)

릴스 표지. Y2K92 ‘Bi-Elijah’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한국형 DnB‘ 혹은 IDM의 변주랄까. 사이버펑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며, 가사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특히 뮤비도. 뮤비가 굉장히 좋다)

이 곡의 탄생배경은 흥미롭게도 미술관이다. 2020년, 일민미술관은 전시 《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를 열며 컴필레이션 앨범 [도래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노래]를 제작했고, 이에 수록할 곡을 Y2K92에게 의뢰했다. 대략적인 주제는 ’본인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근미래를 상상하며,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어떤 말과 노래를 물려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

Y2K92는 이에 대한 답으로 ’Bi-Elijah‘를 내놓았다. 제목은 성경 속 예언자 엘리야와 비의 중의적 결합으로 읽힌다(엘리야는 기도로 비를 내리게 한 기적을 보인 인물임). 곡 자체가 척박한 현실에 생명(비)을 내리기 위한 주문이 아닐지. 초반 가사를 보면 천사를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Y2K92는 곡 코멘트로 ”우리가 그리는 미래는 아름답지만, 현실은 파멸적일 수도 있다. 그 양가적인 현실 속을 살아가야 할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남기기도 했다.

참고로 이 앨범에는 Y2K92 말고도 한국 전자음악의 쟁쟁한 아티스트들도 참여했는데, 키라라, 살라만다, 장명선, 휘가 참여하기도 했다.

온스테이지 라이브도 꼭 감상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