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의 시대가 저물고 큐레이션의 시대가 열리나

Stone Techno Festival은 왜 레이블 스테이지를 폐지했을까?
다가오는 2026년 Stone Techno Festival은 지난 수십 년간 라인업을 지배해 온 관행, 레이블 스테이지를 폐지한다.
주최 측은 2026년부터 레이블 간판을 앞세우던 라인업을 접고, 큐레이터 아티스트 중심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들은 왜 익숙한 흥행 공식을 버리고 새로운 실험을 택했을까. 이에 대해, 주최 측은 이렇게 선언문을 올렸다.

“2026 스톤 테크노 페스티벌의 새로운 큐레이션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여과 없는 예술적 표현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입니다.
현대 클럽 문화를 선도하는 6인의 선구자들에게 사운드와 공간을 모두 빚어낼 창작의 자유가 주어집니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Zollverein의 산업 건축물을 무대 삼아, 자신들이 직접 큐레이팅한 12인치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고 12시간 동안 이어지는 페스티벌 플로어를 기획하게 됩니다.
이는 음악, 큐레이션, 그리고 건축이 융합되어 하나의 몰입감 넘치는 메시지가 되는 완전한 창작 주도권에 대한 실험입니다. 해당 음반들은 페스티벌 현장에서 독점적으로 최초 공개될 예정입니다. 곧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브랜드의 로고보다 강력해진 개인의 안목
과거 페스티벌의 흥행 공식은 단순했다. Afterlife나 Drumcode 같은 거대 레이블의 로고를 간판으로 내걸면, 팬들은 그 브랜드가 보장하는 일정한 퀄리티를 믿고 티켓을 구매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관객들은 이제 브랜드보다 내가 좋아하는 DJ 개인의 디깅 능력과 취향을 더 신뢰한다.
레이블의 A&R이 수백 번 회의를 거쳐 내놓은 결과물보다, ‘Freddy K가 픽했다면 믿고 듣는다’는 개인 큐레이터로서의 파워가 더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된 것. Stone Techno는 권력이 브랜드에서 개인으로 이동한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페스티벌 식 1시간 셋에 대한 반기
이번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페스티벌 피로감에 대한 정면 돌파다. 유명 DJ들이 1-2시간 단위로 쪼개져 쉴 새 없이 교체되는 옴니버스 식 라인업은 이제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한 풍경이 되었다.
이제는 로컬 클럽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었기에 굳이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유명 DJ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스티벌 특유의 “짧은 시간 안에 관객을 터뜨려야 한다”는 강박은 결국 자극적인 사운드 경쟁만 부추겼고, 음악적인 서사는 사라졌다.
Stone Techno 2026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 12시간 전권 위임을 택했다. 선정된 6명의 큐레이터는 12시간 동안 스테이지의 주인이 된다. 관객에게 완결된 서사가 있는 여정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선정된 6명의 큐레이터

큐레이터로 뽑힌 6명은 (이미지 우측 상단부터) GiGi FM, Freddy K, Verraco, Oscar Mulero, Alarico, D.Dan. 이들은 각각 12시간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꾸린 라인업의 트랙으로 구성된 12인치 VA 바이닐 앨범도 직접 제작한다. 이 앨범은 페스티벌 현장에서만 독점 공개될 예정이라고.
1시간마다 바뀌는 싸구려 사운드 경쟁 대신, 12시간의 긴 서사를 선택한 이 실험이 테크노 씬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기대된다.
Text by아녜스 비루다


